Australia 여행, 18 일차, The Great Ocean Road

어제 둘러본 Phillip Island National Park 투어는 저녁 5시 30분쯤 시작하여 늦은 저녁에 끝나 Melbourne 숙소로 돌아오니 조금 늦은 밤이 되었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잤더니 평소보다 살짝 늦게 기상하였다. 어제 투어의 피곤함도 있었지만 렌트도 했겠다 바로 출발하면 우리가 표시해둔 Great Ocean Road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생각하고 여유를 부렸다. 오늘도 Maps.me 앱을 이용하여 경로 설정 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이동하던 중 기름도 넣을 겸 쉬기도 할겸 Melbourne에서 Great Ocean Road로 가기위해 중간쯤 위치한 휴게소에 들렀다.

이때가 오전 10시 30분이었던것 같은데 휴게소 바로 옆엔 이런 들판에 소들이 자유 방목되고 있었다. 이런 뻥 뚫린 들판도 신기하고 그곳에서 방목되는 소들도 신기하고. 구경하며 한껏 여유를 부렸다. 이때만해도 오늘 오후의 살인적인 스케쥴은 예상하지 못했다.

차엔 기름을 가득 넣고 화장실을 다녀온 후 안내소를 가보니 아래와같은 표지판이 있었다. 

안내책자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코스였다. 안내책자는 절반정도만 나와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설명도 들을겸 어디가 괜찮은지 물어볼겸 안내소에 들어가니 할머니 두분이 계셨다. Great Ocean Road에 간다니깐 진열된 여러개의 지도 중에서 하나를 집어 주시면서 펼쳐 주시는데 마침 테이블 위엔.. 엄지 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파리 시체가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손가락으로 시체를 툭 쳐서 밖으로 밀어버리시더니 조목 조목 설명해 주셨다.. ㅋㅋ 호주가 원래 파리가 많다고 했었는데 처음 실감한 곳이었다.

할머니가 시계를 보시더니 절반정도까지 가면 저녁 시간쯤되어 Great Ocean Road 중 Twelve Apostles까지 볼 수 있겠다고 하셨다. 가는 길목에 도로가 꼬불 꼬불해서 운전을 빨리 못하니 천천히 가라고 말씀해 주시기도 했다.

점심식사겸 Great Ocean Road의 시작점인 Bell Beach에 도착하였다. 현역으로 운행되고 있는 멋진 올드카도 볼 수 있었다. 근처에 박물관이 볼게 많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 패쓰~ . 근처에 있던 일식집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했다.

식사 후 찾은 Bell Beach인데 바로 옆은 WINKPOP 이란 곳이었다. 뭐 내가 보기엔 둘다 그냥 이어지는 해변인데~ ㅎㅎ WINKPOP에는 파도가 많아 서핑을 즐기는 분들이 꽤 많았다.

자세히보면 사진 속에 6 명 정도... 서핑을 즐기고 있다... 평일 낮에 즐기는 서핑이라니

호주에선 참 바다를 자주 많이 본듯 한데 어딜가든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깨끗한 바다, 저마다 여행의 목적이 다르듯이 복잡한 일상 생활속에서 벗어나는 건 이런 곳이 제격인듯~

Bell Beach를 떠나 그다음 목적지는 Split Point Lighthouse로 출발하였다. Split Point Lighthouse는 Great Ocean Road를 간다면 꼭 들려볼 Point중 한 곳이라고 한다.

Split Point Lighthouse 주차장에 렌트카를 주차한 후 특이한 차량이 눈에 띄었다. ㅋ 아주 가끔 이렇게 다니는 차들이 있었는데 정체가 궁금

Lighthouse 가기전 있던 View Point

주차장 바로 옆이어서 잠시 들렀다. 

따가운 태양빛에 자체 발광중인 Lighthouse, 가는 길목에 있는 집은 일반인이 집을 짓고 살고 있었다. 주차장을 제외한 곳은 차량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이곳 주민만 다닐 수 있다고 한다.

오후 시간대라 그런지 해가 딱 좋은 각도로... Lighthouse를 비추고 있었다. Lighthouse 내부는 투어가 가능한데 계단으로 꼭대기까지 갔다가 내려오는 것으로 끝~! 하지만 입장료는 비쌈~ 내부엔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나 있는 산책로로 주변 풍경을 보기 위해 내려갔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중간 중간 한번씩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곳이 이런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왜 자연을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어하는지 살짝 알게된 기분이었다. 물론 한국에 있으면서도 자연은 소중한 것이란 생각은 늘 가져왔지만 호주에선 실제 피부에 와 닿았다고 할까~ 내가 어떤 우울한 모습으로 찾던 이 모든걸 포옹해주는 느낌이 들었던 자연의 풍경이란 정말 굉장했다. 때론 웅장하기도 했던 풍경들 속에서 나 또한 굉장히 작은 존재라는 겸손함도 있었다.

아래 사진속에 보이는 집이 일반인 주택이었다. 이런 엄청한 풍경속에 사시는 분들의 인생이 참 부러웠다. ㅎㅎ

여기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거친 파도가 남긴 수증기가 산을 타고 넘어 가고 있었다. 

천공의 Lighthouse 같은 컨셉이랄까나 ㅋ

이제 다음 목적지인 Lorne을 향해 출발해야 할 시간이다. 이곳은 유일한 카페였는데 조금 느긋하게 둘러본다면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고 싶었지만 시간상 바로 출발하였다.

Lighthouse 주차장 가는 길에 피어있던 꽃 색이 특이해서 묘한 매력이 있더라.

Lighthouse 이후 부턴 이동거리가 길어져 시간을 맞추기 위해 이니셜 D의 타쿠미로 빙의... 초 집중해서 빨리 달렸다. ㅋ

왕복 2차선 도로였지만 호주 사람들은 내가 급하게 쫓아오니 양보를 해주어 난 고맙다는 사인을 보내기도 했고 중국인들이 빌린것 같은 엄청난 덩치의 캠핑카에 길이 막혀 답답해 하기도 했던것 같다. 친구가 옆에서 당시 운전하는 모습을 찍어주기도 했는데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운전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난 오랜만에 와인딩 도로를 신나게 달렸던 것 같다.

바쁘게 달려 도착한 Lorne

해변가 잔디밭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좋다. 한국 같으면 학교 수업 후 학원 가고 애들 보기가 힘든데~

잠시 구경 후 다음 목적지인 Apollo Bay를 향해 다시 출발~!!

다시 차를 달려 Apollo Bay에 도착하였다. 원래는 Apollo Bay에 있는 Lookout Point를 찾아왔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엔 사유지인듯 민가가 있었는데 요상한 적막함이 흐르고 있어 다시 차를 돌려 해변으로 향했다. 아침에 들렀던 인포데스크 할머니가 추천해준 Lookout 이었는데 아쉬웠다. ㅋ 우리말고도 다른 커플도 차를 몰고 Lookout 주차장으로 들어왔었는데 문이 잠긴 것을 보곤 같이 차를 돌렸다.

Apollo Bay에선 카페에 들러 커피도 한잔 하면서 산책도 하고 어느정도 휴식을 취한 뒤 최종 목적지인 Twelve Apostles로 출발~

Twelve Apostles로 향하던 중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급하게 차를 갓길에 세웠다.

해가 살짝 지는 시간에 이런 풍경이 묘한 느낌을 풍겼다. 호주의 이런 풍경에 익숙해진 것 같으면서도 다시금 감탄을 불러 일으키더라.

그렇게 달려 도착한 Twelve Apostles Lookout~!! 해가 막 지고 있어서 주차장에 있던 사람들이 분주하게 뛰어 다니고 있었다. 친구가 화장실 간줄 모르고 나도 카메라를 메고 서둘러 들어갔다가 친구한데 엄청 구박 받았다. ㅋㅋ 미아되는 줄 알았다고 ㅋㅋ

Twelve Apostles의 풍경은 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 처음 여행 책자에 보면 Great Ocean Road는 1일 투어도 있어 하루면 충분할 거란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왠걸 하루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동거리도 생각보다 길고 각 지점마다 구경할 것이 매우 많은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돌아본 기분이었다. 차로 다닌다면 최소 2일은 잡거나 그 이상은 되어야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Twelve Apostles에서 해가 완전히 지기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했다. 해가 지고 밤이 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또 순식간에 빠져나가면서 주변은 온통 검은 어둠과 적막함이 감돌기 시작했다. 민가의 불빛하나 없었다. 주차장도 어두워 주차해둔 차까지 겨우 찾아 가기도 했다. 더 있고 싶었지만 불빛도 없이 덩그러니 있기엔 불안함도 있고 춥고 허기져 다시 Melbourne으로 차를 운전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도를 제법 많이 달려서 고속도로로 합류하는데 국도는 정말이지 주변에 불빛이 하나도 없으니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질듯 많이 보였다. ㅋㅋ

천천히 달려 작은 마을정도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데 주인 아줌마가 날 현지인으로 착각한 모양이었다. 자꾸 멤버십 카드 가입하라고 권유를 한다. ㅋㅋ 괜찮다고 손사레를 하고 주유비를 지불하고 나와 근처의 맥도날드에 들러 늦은 저녁을 해결하였다. 이때가 밤 9시정도 된듯 싶다. 맥도날드에서 버거 세트 2개와 치킨 너겟 12개를 같이 주문했는데 치킨 너겟은 4개만 주더라 그래서 영수증 확인한 뒤 주문받은 애 한테 다시 말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지점 매니저가 나와서 주문을 수정해 주었다. 주문받은 애가 초보인가.... 내가 콩글리쉬 인가.. ㅋㅋㅋ

아침 9시부터 약 12시간의 빠듯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해서 운행 거리를 보니 2일동안 대략 900 km 정도 운전했다. ㅎㅎ 골드코스트에서 렌트했을때 처음 한시간 정도만 제외하곤 차선이 반대인 것도 이젠 익숙하고 운전대가 반대인 것도 불편하지 않고 모든것이 다 재미있었다.